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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을 향한 여정에서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의 역할



https://www.analog.com/en/signals/articles/semiconductors-software-leading-path-to-sustainability.html

글: 패트릭 모건(Patrick Morgan)
기업 부사장겸 자동차 및 지속가능 에너지 부문 총괄(Corporate VP, Automotive and Sustainable Energy) / 아나로그디바이스(Analog Devices)


지속가능성이란 무엇인가?

요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 화두이다. 지속가능성이란 무엇인가? 옥스포드 영어 사전에서는 지속가능성을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것; 어떠한 공정이나 사업이 장기적으로 자연 자원을 고갈시키지 않으면서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뜻풀이만으로는 지속가능성을 이해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지속가능성은 세 가지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첫째는 영향력이다. 간단히 말해서 지속가능성은 우리의 자녀 세대와 그들의 자녀 세대에 관한 것이며 그들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줄 것인가 하는 것이다.1 우리는 흔히 환경이 인간과 분리된 것으로 생각하는데, 환경이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속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엔지니어로서 우리가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다. 

둘째는 범위이다. 지속가능성의 범위는 전지구적이다. 자국의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좋지만, 진정으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전지구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해야 한다. 다시 말해, 국가 간의 국경과 정치를 초월해서 기술을 개발하면서 하나의 사회가 가지고 있는 가치 구조 속에서 행동해야 한다는 뜻이다. 엔지니어로서 우리는 우리의 기술이 전지구적으로 활용되기를 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지 기술만이 아니라 비즈니스를 이해해야 한다.

셋째는 균형이다.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환경, 사회적 형평성, 경제 사이에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1 우리는 기술이 가치를 창출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데, 이것은 사람들이 기술에 접근할 수 있을 때만 가능한 것이다. 경제적 관점에서도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실제로 ‘친환경’이라고 표시된 상품은 그렇지 않은 상품보다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다. 식료품이 한 예로서, 홀 푸드(Whole Foods) 같은 회사는 전적으로 이러한 친환경 프리미엄을 겨냥해서 설립된 회사이다. 지속가능성은 식료품만이 아니라 자동차, 반도체, 소프트웨어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의 역할

반도체가 우리 생활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해 전세계 많은 산업들이 타격을 입었는데, 이제 팬데믹에서 빠져나오면서 소비재에서부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들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가격은 오르고,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많이 호전되면서 전년 대비 26%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으며 연간 매출이 6천억 달러를 돌파하고 있다.2 이는 지구상 모든 사람 1인당 연간 100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1990 ~ 2022년 전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 (단위: 10억 달러)

그렇다면 이처럼 큰 폭의 성장세는 경기 침체가 뒤따를 것이라는 뜻일까? 확실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반도체는 경기 변화 사이클에 대해서 고도로 탄력적이라는 것을 입증해 왔다. 실제로 지난 30년 간 반도체 성장률은 평균 8.5% 이상의 CAGR을 나타내 왔다. 이러한 탄력성은 전동화, 자동화, 통신 같은 주요 메가 트렌드에서 반도체가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가 창출하는 가치는 그보다도 훨씬 커서 수십 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3 우리 주변의 세상을 감지하는 것도, 신호를 처리하는 것도, 클라우드를 가동하는 것도, 컴퓨터와 스마트폰과 자동차와 공장에서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는 것도 모두 반도체를 사용해서 가능한 것들이다. 만약에 반도체가 없다면 오늘날 우리가 의존하고 있는 많은 기술들은 불가능할 것이다. 이처럼 반도체는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있어서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

ADI 기술의 영향력

지속가능성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먼저 그것을 계량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ADI의 기술이 미치는 영향은 단지 ADI 기술을 사용하는 것만이 아니라 고객들이 ADI 기술을 활용해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도 포함한다. 온실가스(GHG) 배출은 이 영향을 계량화하는 하나의 방법이며, 교통, 빌딩/제조, 전기는 전세계 총 GHG 배출에 있어서 74%를 차지한다.4

 

위의 그래프는 고객들이 ADI 기술을 사용해서 온실가스 배출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를 모델링한 것이다. 이 계산에 따르면 ADI 기술을 사용하는 고객들이 2025년에 연간 2억5천만 톤의 GHG 배출을 저감하고, 2030년에는 거의 6억 톤을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6억 톤이 어느 정도인지 이해를 돕자면, GHG 배출에 있어서 ‘넷 제로(Net Zero)’를 달성하려면 전세계가 연간 510억 톤의 배출량을 감축해야 한다.4 ADI의 다른 기술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계산할 수 있을 것이지만, 우선은 ‘전동화(electrification)’와 관련해서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기로 한다. 

반도체의 성장과 가속화하는 전동화

전동화는 비단 전기차(EV)뿐만 아니라 플러그를 가진 어느 것이든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플러그를 가진 모든 것들이 연결하는 전력망도 포함된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자동차 산업은 전력망에서 점점 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사실, 자동차 산업은 역사적으로도 가장 중요한 축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모든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가솔린 엔진에서 EV로 투자 방향을 돌리고 있다. 이는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회사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EV는 내연 기관(가솔린) 차량에 비해서 3배 더 많은 반도체를 사용한다.

 
향후 5년 동안 EV는 거의 8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늘날 내연기관 차량은 평균적으로 450달러어치의 반도체를 사용하고 있는데, EV는 이 비중이 거의 3배에 달한다.5 현재 도로 상에 전기차 대수는 1600만 대에 달하는데,6 향후 5년 동안 이 수치는 1억2500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5 ~ 10년 사이에 모든 차량용 반도체의 거의 절반이 EV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하드웨어 비중만이 아니다. 소프트웨어 비중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2030년에 이르면 소프트웨어가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큰 매출 동력이 되고 자동차 판매보다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7 이러한 변화는 ADI 같은 기업이 반도체 외에도 추가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중대한 기회가 될 것이다. ADI는 이미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하나의 예로서 ADI가 최근에 내놓은 무선 BMS 기술은 전적으로 ADI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서 하드웨어뿐 아니라 새로운 무선 프로토콜 스택에 이르기까지 일체를 포함한다.8 이 시스템은 OTA(over-the-air) 업데이트가 가능하고, 최고 수준의 보안을 제공한다.

 

기술 관점에서 보면, EV의 핵심 시스템은 배터리다. EV 배터리를 전력망에 연결해서 충전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거꾸로  EV 배터리를 저장 장치로 활용해서 에너지를 전력망에 공급할 수도 있다. 소비자, 충전 회사, 자동차 회사가 이 에너지에 대해서 어떻게 보상하고 지불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사업 모델이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으며, 이 에코시스템은 앞으로 변화를 거듭해 나갈 것이다.

ADI는 충전 케이블의 양쪽 모두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제공한다. 자동차 단에서는 배터리, 차량 추진 시스템, 전력망 사이에 에너지 공급을 제어하기 위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용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에 있어서 선두 주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EV의 부상은 전력망 관리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먼저, 전기적 부하를 보자. 1억2500만 대의 EV 차량으로부터 발생하는 최대 부하는 약 10 TWh 이하이다. 전세계 총 전기 생산량이 25,000 TWh에서 28,000 TWh로 3,000 TWh만큼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을 감안하면 적은 양이기는 하지만,9 EV는 인프라 내에서 이리저리로 이동하므로 이 부하는 시간이나 공간 모두에 있어서 극히 역동적이다. 따라서 총 부하를 원활하게 취급할 수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전력을 전력망 상의 모든 전기 장비들에 중단 없이 매끄럽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충전 케이블의 전력망 단에서는 ADI가 정밀 측정, 제어, 실시간 신호 처리에 필요한 기술을 제공한다. 실제로 전력망 에지 상에서 지능화를 이루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정교한 이차 변전소에서는 ADI 기술을 채택해서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공급과 전력망 관리가 가능하게 되었다.10 새로운 에너지원과 에너지 부하가 추가됨에 따라, 전력망이 계속해서 중앙집중형에서 분산형으로 전환함으로써 이러한 유형의 장비가 새로운 표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화석 연료는 여전히 전세계 에너지 수요의 일부를 차지하겠지만, 앞으로의 성장은 대부분이 청정 에너지로부터 이루어질 것이다. 전세계가 이러한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것은 단지 기후 협약만이 아니라 경제적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태양광과 풍력이 석유보다 값이 싸지고 있으며, EV 소비자들이 주유소에서 돈을 지불하는 것보다 플러그로 편리하게 충전하고 돈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을 좋아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녹색 에너지원은 간헐적으로 동작하므로 매끄러운 공급을 위해서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사용해서 관리해야 한다. 비록 시장 규모는 에너지 저장 시장이 EV 시장보다 훨씬 작지만, 에너지 저장 시스템은 EV 생산보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에너지 저장 시스템은 각 용도에 맞게 맞춤화한 정밀 BMS를 필요로 한다. 이는 ADI의 정밀 프로세싱 기술에 있어서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미래로 가기 위한 여정

반도체가 진정으로 탄소 저감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공급망 전반이 좀더 친환경적이 되어야 할 것이다. 반도체에 사용되는 소재와 공정 전반에서 진정한 탄소 제로를 달성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누구든 이 지점에 먼저 도달하기만 한다면 그만한 혜택을 누릴 것이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 기꺼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으며, 반도체도 그 뒤를 따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쯤 탄소 제로 팹이나 탄소 제로 패키지를 볼 수 있을까?

ADI는 BMS에 있어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배터리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도 펼치고 있다. 파트너사들과 협력해서 배터리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쳐서 이상을 감지하고, 배터리 건전성을 모니터링하고, 자동차용으로서의 역할을 다 한 후에 세컨드 라이프 용도로 남은 가치를 평가하는 것과 관련한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개발 노력은 흥미로운 새로운 것들을 가능하게 하고 지속가능성을 향해 나아가는 길을 앞당길 것이다.

 
인류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ADI는 더 나은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서 거듭해서 혁신을 이어갈 것이다. 우리는 보다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이제 막 걸음마를 뗐을 뿐이다. 반도체를 활용한 전동화는 넷 제로(Net Zero)의 미래로 가기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참고문헌
1 “What is Sustainability?” UCLA.
2 “Gartner Says Worldwide Semiconductor Revenue Grew 26% in 2021.” Gartner, Inc., April 2022.
3 George Calhoun. “Which Companies Add the Most Value in the Semiconductor Industry? (Part 1).” Forbes, September 2021.
4 Bill Gates. How to Avoid a Climate Disaster. Alfred A. Knopf, February 2021.
5 Peter Brown. “Semiconductor Spending in Cars to Rise by 55.6% by 2026.” Electronics360, September 2021.
6 Fred Lambert. “Global Market Share of Electric Cars More Than Doubled in 2021 as the EV Revolution Gains Steam.” Electrek, February 2022.
7 “How Supply-Chain Turmoil Is Remaking the Car Industry.” The Economist, June 12, 2022.
8 “Analog Devices Introduces Automotive Industry’s First Wireless Battery Management System for Electric Vehicles.” Business Wire, September 2020.
9 Key World Energy Statistics 2021” International Energy Agency, September 2021
10 Analog Devices and Gridspertise Join Forces to Advance Smart Grid Resiliency and Electrification Worldwide.” Analog Devices, Inc., March 2022.

저자 소개
패트릭 모건(Patrick Morgan) 박사는 아나로그디바이스(Analog Devices)의 기업 부사장이자 자동차 및 지속가능 에너지 부문 총괄 책임자로서, 아날로그/혼성신호 IC, 소프트웨어, 시스템 부문을 이끌고 있다. 25년 넘게 차량용, 컨수머, 산업용 시장에서 사업 개발 및 관리와 관련해서 풍부한 경험을 쌓고 있다. 그 전에는 NXP와 프리스케일 반도체에서 ADAS 사업을 성장시키는 중추적 역할을 했다. 프리스케일 전에는 전력 증폭기 스타트업 회사였던 재블린 세미컨덕터(Javelin Semiconductor)에서 부사장으로서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으며, 이 회사는 4년 만에 아바고(Avago)에 인수되었다. 실리콘랩스(Silicon Labs)에서도 2000년대 초에 무선 제품 부문을 이끌면서 모바일 단말기 사업 매출을 1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시켰다. 다수의 특허를 보유했으며, 스탠포드 대학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